진짜 세상이란?

삼보스님, 'MB 규탄' 조계사 법당에서 할복

사물해커 2008. 8. 30. 21:27

30일 낮 조계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종교편향을 규탄하며 할복한 삼보스님이 긴급출동한 119구급대로부터 응급치료를 받고 있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이명박 정부의 불교계 무시에 결국 한 스님이 조계사 대웅전에서 할복까지 하며 정부의 종교편향을 강력히 규탄했다.

강원도 오대산 전 상원사 주지인 삼보스님(59세, 현 월정사)은 30일 낮 12시 50분께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등산용 칼을 이용, 1~2cm 정도의 깊이로 약 20cm 가량 서너 차례 자신의 배를 그었다.

다행히 곧이어 도착한 119구급대에 의해 응급치료를 받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삼보스님은 병원으로의 이송을 거부했다.

삼보스님은 또 자신이 직접 쓴 ‘이명박 정권은 불교탄압 중단하라’가 적힌 혈서를 뿌리기도 했다. 혈서는 가로 42cm*세로 30cm 크기인 A3 용지에 썼으며 무려 31장이나 됐다.

삼보스님은 “불교도 20만명이 모여 범불교도대회까지 했는데 이명박 정부는 아무런 변화도 없다”며 이명박 정부의 불교계 무시가 이번 할복과 혈서 작성의 이유라고 밝혔다.

삼보스님은 “27일에 20만명이 모여 규탄대회를 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밤 뉴라이트 목사 수백명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했다”며 “이명박 정권이 이래도 되는 거냐. 불교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러냐”고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또 “이렇게 불교를 무시하는데 하나쯤 죽는다고 뭐가 되겠느냐. 한 100명쯤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할 것이다. 불교를 탄압한다면 내가 죽어주겠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서 그는 “불교탄압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과를 해야 하며 어청수 경찰청장뿐만 아니라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혈서는 지난 27일에 쓴 것이며 그날 시청광장에서 할복을 하려다가 워낙 많은 사람이 모여 군중심리 때문에 사고가 날까봐 참았는데 ‘뉴라이트 청와대 만찬’에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이렇게 했다”고 말했다.

삼보스님은 오후 1시 30분께 조계사 측 차량으로 치료를 위해 이송됐으며, 삼보스님을 지켜 본 불자들은 박수를 보내며 삼보스님의 말과 행동에 공감을 표시했다.

30일 낮 조계사에서 할복 후 대웅전 앞에 앉아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있는 삼보스님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30일 오후 조계사에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할복한 삼보스님이 조계사 대웅전 앞에 앉아있다.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삼보스님이 30일 조계사에서 할복하며 사용한 등산용 칼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삼보스님이 지난 27일 직접 쓴 31장의 혈서... "이명박 정권은 불교탄압 중단하라"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삼보스님이 지난 27일 직접 쓴 혈서 31장... "이명박 정권은 불교탄압 중단하라"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할복 후 치료를 위해 조계사 관계자들과 이동하는 삼보스님
ⓒ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