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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시신확인도 막더니..시신운구도 막아"

사물해커 2009. 7. 21. 16:51

병원 떠나지 못한 용산참사 희생자들



이준형 기자



길을 열어라

경찰이 순천향 병원 출입구를 봉쇄하자, 용산 참사 유가족과 야당 국회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였다.ⓒ 민중의소리



[2신:오후 10시]
"6개월 전 시신확인도 막더니..시신운구도 막아"


참사로 희생당한 지 6개월, 아무 말 없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똑똑히 보여주겠다며 용산참사 유족들이 관을 들고 거리로 나섰지만 경찰의 '원천봉쇄'에 분향소 설치가 무산됐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을 비롯한 야4당 의원들과 유가족,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등 30여명은 20일 오후 4시께 위령제를 마치고 고 윤용헌 씨를 비롯한 5명 희생자의 시신을 운구하러 순천향병원 시체안치소로 이동했다.

출입구 봉쇄된 순천향 병원

경찰이 용산 참사 희생자들이 안치된 순천향 병원 출입구를 봉쇄했다.ⓒ 민중의소리


탈진한 유가족과 문정현 신부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탈진한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문정현 신부ⓒ 민중의소리



하지만 미리 대기중이던 경찰병력 40여명은 방패로 유가족들을 막고 비켜주지 않았다. 유가족과 문정현 신부 등 30여명은 경찰에 맞서 20여분 간 격렬히 대치했지만 좁은 통로에 빽빽하게 들어선 경찰들을 뚫고 들어가진 못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용산참사가 벌어진 1월 20일에 이 자리에서 유가족의 시신확인을 막더니 반년이 지난 오늘 또다시 시신운구마저 막는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결국 유가족들은 시신운구를 포기하고 관만 옮기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장례식장 앞을 막은 경찰은 이마저도 놓아주지 않았다. 경찰병력 400여 명은 장례식장 밖으로 향하는 길목을 경찰차로 막고 남은 구간을 방패로 막았다. 관을 앞세우고 '가두행진'을 하려던 행렬은 또 다시 막힐 수 밖에 없었다.

고 이성수씨 부인 권명숙 씨와 고 양회성씨 부인 김영덕 씨는 이에 격렬히 항의하다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항의하던 문정현 신부를 비롯한 참가자들 일부가 경찰이 살포한 캅사이신(맵고 자극적인 물질)에 맞아 괴로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빈관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시신이 없는 빈 관이라도 병원을 떠나고 싶지만...ⓒ 민중의소리


희생자들은 떠나고 싶다

5명의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대형 영정이 순천향 병원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격렬한 몸싸움

순천향 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이 진행됐다.ⓒ 민중의소리


눈물 흘리는 문정현 신부

문정현 신부와 용산참사 유가족이 경찰이 살포한 캅사이신을 맞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오열하는 유가족

유가족들이 경찰에 항의하며 오열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연행자도 발생했다. 박모(36)씨는 참가자들과 함께 장례식장 바깥으로 나가는 골목을 막은 경찰에 항의하다가 상의를 붙잡혀 곧바로 골목길에서 대기중이던 경찰버스에 끌려갔다.

결국 유가족들은 장례식장 입구를 특어막은 경찰병력 400여 명에 막혀 금일 서울시청 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세우기로 계획했던 것을 포기해야 했다.

참가자들은 하는 수 없이 용산현장에서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추모미사에 참가하기 위해 삼삼오오 흩어져 장례식장을 떠났다.

몇몇 참가자들은 이 과정에서 가두 시위를 벌이다 긴급히 출동한 경찰에 의해 2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범대위는 이날 유가족의 시신운구를 방해한 경찰의 행위를 '시신탈취'로 규정하고 이번주내로 적절한 방법과 시기를 고려해 희생자들의 시신을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기는 천구식을 재차 진행할 계획이다.

항의하는 유족들

출입구를 봉쇄한 경찰에 항의하는 용산참사 유가족들ⓒ 민중의소리


병원 떠나지 못한 용산 희생자들

경찰에 막혀 순천향 병원 떠나지 못하는 용산참사 희생자들ⓒ 민중의소리



[1신:오후 4시]
"대통령 사과 없이 장례를 치를 수 없다"


서울광장에 시민분향소 세우겠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고 윤용헌 씨를 비롯한 5명 열사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가 이어졌다.ⓒ 민중의소리



용산유가족과 범대위가 반년 동안 '묵묵부답으로 초지일관한' 정부에 대응해 대통령 사과가 있기 전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시신을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기겠다고 발표해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명박정권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범대위)는 2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 사과 없이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며 "계속 우리의 존재를 무시하고 있는 대통령이 똑똑히 볼 수 있도록 영안실을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겨 청와대로 향하겠다"고 밝혔다.

홍석만 범대위 대변인은 "지난 반년 동안 참을 만큼 참았다"고 속내를 밝히고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고 윤용헌 씨를 비롯해 다섯분 열사의 시신을 서울시청 광장으로 옮겨 그곳에 안치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도 고 이상림씨 부인 전재숙 씨를 통해 참사 반년을 맞아 유가족 입장을 밝혔다.

전 씨는 "반년이 되는 오늘이 오는게 너무도 두려웠다"며 "하루 빨리 장례를 지내고 싶었지만 너무 억울해 대통령의 사과 없이는 장례를 치르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시신을 모시고 남일당 참사현장을 거쳐 서울광장으로 가겠다"며 "거기에서 시민분향소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이명박 정부, 오세훈 서울시장, 박장규 용산구청장, 그리고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잔인한 짓을 하는지를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4당에서도 참가해 대통령 사과와 용산참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용산유가족과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고인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지냈다.

범대위는 위령제를 마친 뒤 시신을 냉동차량에 싣고 용산 현장에 들러 추모미사와 범국민추모대회를 치르고, 최종적으로 서울시청 광장으로 이동해 시민분향소를 마련할 계획이다.

시청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세우겠다

용산 참사 반년, 유가족과 범대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야4당 각 대표를 비롯해 30여명이 참가해 용산참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함께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민중의소리


시청광장에 시민분향소 세우겠다

경찰은 2시에 예정된 기자회견에 앞서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입구를 경찰차로 막고 병력 100여명을 투입해 용산참사 유가족들이 시신을 싣고 서울시청광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원천봉쇄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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