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세상이란?

대통령과의 대화 시청한 누리꾼들 "변명과 설교 뿐이더라"

사물해커 2008. 9. 11. 00:20
  
▲ 이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 이명박 대통령이 9일 밤 KBS에서 열린 ' 대통령과의 대화-질문있습니다!'에 출연해 국민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조보희
이명박

9일 밤 5개 방송사가 생중계한 '대통령과의 대화-질문 있습니다'에 대한 국민 반응은?

 

청와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과 달리, 누리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변한 게 없다고 싸늘하게 평가했다. 

 

국민들을 대변해 출연한 패널들의 질문에 이 대통령이 "동문서답"을 하거나 "정책은 없고 그저 믿어달라는 주장만 했다"는 것이다. 불만족이라는 평가다. <100분토론>에 버금가는 설전과 예리한 질문, 솔직한 답변을 기대했던 누리꾼들은 실망감을 한껏 드러냈다.

 

"동문서답은 기본... 모조리 원론적인 답변"

 

인터넷 포털 '다음'의 '말하는 호랭이'는 "답답하더라, 답은 얼렁뚱땅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특목중 열풍으로 인한 사교육비 폭등 대책에 대통령은 '추첨을 해서라도 들어갈 수 있는 곳으로 하자'고 말했는데, 이게 생각있는 사람의 답이냐"고 혹평했다.

 

그는 또 "정책을 구체적으로 적시 못하더라도 답변만큼은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데, 모든 대답이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는 식이었다"며 "그렇게 국민과 생각이 같은데 정책은 왜 이렇게 어긋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오즈의 맙소사'도 "어제 내용을 줄이면 '전 안 그랬고, 저 때문이 아니고, 저를 한 번 믿어주세요, 잘될 겁니다' 이게 끝"이라고 요약했다. 'jinol'은 "변명과 설교를 일삼았다"며, "불리한 질문은 변명으로 일관하고 유리한 질문은 아주 설교를 했다"고 비틀었다.

 

네이버 'larcart'는 "솔직히 괜히 봤다 싶다"며, "동문서답은 기본이고 모조리 원론적인 답변이었다"고 비판했다. 'inhok'는 아예 "불통을 위한 대화"라며, "각하! 국민과 각하 사이에 벽돌을 하나 더 놓으셨군요. 내 친구 벽창호가 각하에게 '오대영(5:0)'으로 졌다고 하네요"라고 토로했다.

 

"어렵지만 위기 아니다"="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 아니다"?

 

이날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쏟아진 질문은 경제 불황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어렵지만 위기는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들은 체감 온도를 강조하며 "위기"라고 반발했다.

 

'달팽이'는 "서민들은 다 죽어나가는데 위기란 없다고 그냥 넘어갈 일이냐"고 지적했고, '햇살'은 대통령의 "어렵지만 위기는 아니다"란 말에 대해 "지금 이 말은 '명박산성을 쌓았지만 국민과 소통하겠다, 쓰레기쇠고기를 받아왔지만 국민건강을 중요시한다' 이런 말이랑 똑같은 것"이라고 비꼬았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고환율 정책으로 물가를 인상시키고 경제 정책에 실패했다는 패널 지적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환율정책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영향에서 벗어났다"며 "지금 경제팀이 잘하고 있다"고 신뢰를 보였다.

 

이를 놓고 '천년사랑'은 "그러면 저번에는 왜 정부 개입으로 환율이 떨어졌을까? 이번에는 유럽과 일본의 경제 탓이냐"고 꼬집었다.

 

네이버 'bboyoz'는 "경제 반 토막 난 것 유치원 이상 국민이면 다 아는데, 그럼 지금 환율폭등, 물가폭등이 의도된 것이라는 거냐"고 되물었다. 네이버 'soho2199'은 "서민들은 IMF중입니다"라며 "물가는 올라갔죠, 추석 지나면 모든 세금 다 오르죠, 월급 받아서 주머니에 남는 게 없네요"라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9일 밤 10시 100분간 5개 방송사를 통해 생방송한 '대통령과의 대화- 질문있습니다'에서 패널 질문에 대답하는 이명박 대통령.
ⓒ MBC
이명박

 

대통령 농촌대책 '딸기주스론' 인기 폭발

 

이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단연 화제는 '딸기주스'였다. 이 대통령은 힘든 농촌에 대한 대책을 묻는 패널의 질문에 "딸기를 심어도 채산이 안 맞는다, 딸기 만들면 도시 사람이 딸기주스 만들어 농부들이 비싼 딸기주스를 다시 사먹어야 한다"며, "오렌지 만든 사람은 오렌지 주스 만들어야 하고, 딸기 만든 사람은 딸기 주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해결책을 내놨다.

 

대통령은 이어 "식품 하려면 공장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모이게 돼있다"며 농촌 경제 해결책을 제시했다. 또 농촌 발전전략으로 시골에 뉴타운 건설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sjwzxc11'은 아예 대통령 대답을 가리켜 "농촌 문제, 두 단어로 정리된다"며, "딸기주스&시골 뉴타운"이라고 풍자했다.

 

'1tkeks9wndeo'은 "농업·농촌을 살리려면 벼농사를 살려야지, 절대 다수의 농업인들이 벼농사를 짓는데, 때려치우고 딸기농사나 지으라고?"라고 비판했다. '백합'은 "과일농장마다 주스공장, 감나무 농장에서는 곶감공장, 어부는 회 뜨고, 소 키우는 집은 밀 도살하고 엄청난 세상이 되겠군"이라고 질타했다.

 "대통령님, 우리집 딸기주스 전량 구매하셈"

 

 

"우리집 딸기하우스 한다"고 밝힌 또다른 누리꾼 '사랑하니'는 다음 아고라에 긴 글을 올려 농촌 살리기 대책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은 '딸기주스론'을 반박했다.

 

'사랑하니'는 "혹시 내가 만든 딸기주스 전량을 사준다면 나 하루에 1ℓ 짜리 500개는 만들 수 있어"라며 "근데 꼭 만든 날 전량 구입해야 하고 일주일 이상 두고 먹고 싶으면 방부제 따로 20㎏ 줄 테니까 꼭 타서 먹어야 돼"라고 제안했다.

 

이어 "한우는 뭐할래? 얼마 전 소 팔면 남는 거 없다고 집에서 직접 도축하다 걸려서 입건 됐더만, 니네는 구두 핸드백공장 세워"라고 풍자했다.

 

"안 보던 '식객'을 다 봤다"... '식객' 시청률 폭등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나눌 대화에 대해 이미 기대하지 않았던 국민들이 많아서였을까? '대통령과의 대화' 방송 시간에 다른 프로그램을 봤다는 조롱 섞인 의견도 다수 올랐다.

 

네이버 'tjddls67은 "전 그 시간에 <현장추적 싸이렌> 봤는데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라고 기대하지 않았음을 드러냈고, 네이버 'dread111'도 "난 <식객> 봤다, 어차피 헛소리만 잔뜩 할 걸 뭐 하러 보나"라고 털어놓았다. 'jjj'도 "어제 별로 안 보던 <식객>을 다 봤네요. 오죽하면"이라고 고백했다.

 

그래서였을까? MBC, KBS 1TV가 동시에 '대통령과의 대화-질문 있습니다'를 생방송한 시간에 정규 편성대로 방송한 SBS TV <식객>은 9일 TNS 미디어 코리아 조사 결과 시청률 26.7%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인 8일 20.5%보다 대폭 오른 시청률이다. MBC·KBS1TV의 동시 생방송으로 진행된 '대통령과의 대화' 때문에 <식객>이 어부지리를 누린 격이다. 반면, MBC·KBS1TV가 동시 생방송한 '대통령과의 대화'는 TNS 미디어코리아 조사 결과 각각 4.7%, 10.4%, 시청률을 기록했다.